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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rey System-Zone


관리 소홀이었다.

2022년 10월 4일, 경상북도 구미의 한 공장에 불이 났다. 공식적인 화재 원인은 ‘불명’으로 발표되고 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설비 배선 누전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

사실상 사측의 관리부실이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화재피해를 복구하고도 남을 647억의 보험금을 수령한 뒤, 화재를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모른 척 했다. 이곳 공장의 불에 탄 옥상에서는 소현숙, 박정혜 두 명의 여성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소현숙 씨는 건강 문제로 476일 만 중단했다) 600일 간 진행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해고노동자 박정혜 씨를 보며 “얼굴 보고 있으니까 자꾸 눈물이 나서. 빨리 내려오세요. 많이 하셨어. 우리가 잘할 테니까 내려오세요.”라며 고공농성 해제를 요청했다.

김영훈 노동부장관 역시 “폭염에 하루라도 빨리 동료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사람을 살리자고 있는 법이다. 잘 고민하겠다”고 말하며 역시 고공농성 해제를 요구했다.

600일 간 고공농성을 진행한 박정혜 씨는 그 말들을 신뢰하고 땅을 밟았다. 그것이 2025년 8월 29일의 일이다. 7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변한 현실은 없었다. 이들은 여전히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관리 ‘소홀’?”

2024년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아리셀 공장에서 배터리가 폭발하며 화재로 번졌다. 23명이 사망했다. 위험을 인지하고도 부실한 관리체계 하에서 생산을 강행하다 벌어진 사고였다.

경찰 수사결과, 아리셀은 전지를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며 국방기술품질원을 속였다. 군에 납품된 전지는 총 47억원 가량이었다.
생산량도 무리하게 늘렸다. 아리셀은 하루에 5천개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제조공정에 투입했다. 사고 이틀 전에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회사는 생산을 이어갔다.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장이었지만 노동자들은 안전교육이나 비상대피훈련을 받지 못했다.

2026년 3월 27일 열린 항소심에서는 검찰이 박순관 대표에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보건법 및 파견법 위반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박순관 대표는 혐의를 부인했다. 다음달 22일 항소심 선고가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또 다시 관리 소홀이었다.

2026년 3월 20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의 한 공장에 불이 났다. 14명 사망, 총 사상자 7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명백한 사측의 관리 소홀이었다.

사고 뒤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는 이날 이번 화재 참사 관련 언론보도를 접한 뒤 고함을 지르며 폭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손 대표는 특히 언론 제보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야 어떤 X이 만나는지 말하란 말이야. 뉴스에 뭐 ‘사장이 뭐라고 큰소리치고 후배들에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변명이 전혀 없는 거야”, “유가족이고 XX이고” 등의 발언이 밝혀졌다.

유가족 대표 송영록 씨는 “과거에도 화재가 계속 발생해 자체 진화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회사가 소방시설과 교육 등에 신경 쓰고 개선 작업을 이어왔다면 대형 참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안전공업 화재 전 “소방훈련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졌으며 공장 내부에 기름이 가득해 바닥이 미끄러울 정도였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막말 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묵묵부답 상태를 유지하던 손 대표는 김앤장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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